뉴욕 허리케인 대피령. 샌디가 온다

토요일.

뉴욕쪽에 허리케인이 올거라는 소식을 듣고서도 우리는 캐나다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다.

근데… 캐나다 쪽에는 막 미친듯이 비가 퍼부어서 여행내내 개고생하고.

허겁지겁 일요일 오후 5시 비행기를 오후 2시 비행기로 바꾸고 (이것도 미나리상이 델타항공 마일리지가 있어서 겨우 일등석으로 바꿔서 탔음)

뉴욕에 도착해보니.

뉴욕은 이지경.

모래주머니를 나르고 나르고 또 나르는 사람들.

수퍼마다 허리케인 샌디가 뉴욕을 통과할 화요일 오후까지 사용할 물품들을 사려고 막 줄을 서고 난리가…

온 도시가, 경찰차로 가득하고.

그랜드 센트럴 역은 이렇게 텅 비었음.

(사진은 모두 daily news라는 사이트에서 퍼왔다)

미나리상은 오후 4시쯤 집에 도착하자마자 사무소에 출근.

비상사태.

[시간이 있으면 먹을 음식 좀 사줘]라는 말 한마디를 남기고 떠나셨다.

허리케인이래봤자..흥. 이러고 있었는데 뉴스를 보니까 장난이 아닌거다.

지하철이 끊기고, 버스가 끊기고, 학교들은 내일 다 문을 닫는다. (애들은 신났구나…)

나도 정신차리고 6시쯤 근처 일본 식품점에 쌀이랑 비상식량 사러 갔는데 문 닫았…

다시 정신차리고 조금 더 걸어서 41st까지 갔는데 거기도 문 닫았…

갤럭시로 찍은 사진이라서 화질이 구리지만.

일단 분위기라도 보시라고.

이 사진을 찍은 시간이 6시 30분쯤.

↑ 뉴욕 어디 뒷골목이 아니고

최첨단. 관광객들로 365일 붐비는 5번가 47st.

식품점이 있는 41st에서 여기까지 걸어오는데 길에 차도 없고 불도 거의 꺼져있어서 너무 무서웠다.

길을 걷는데 다리에서부터 머리끝까지 소름이 돋았다.

이건 무서운 밤길을 걷는거랑은 차원이 다르다.

폐허가 된 도시에 나 혼자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혹시나 홈리스들이 어디서 뛰어나오는건 아닐까 긴장타면서 먹을거사러 걷고 또 걸었다.

6애비뉴와 7th 애비뉴 사이의 49st.

5th 애비뉴.

↑ 다 망해가는 이상한 가게 아니고 5번가의 [세포라]도 이지경.

문 닫았음.
뉴욕 허리케인 샌디

H&M도 장사안하고.

ZARA도 회전문에 모래주머니 쌓아놓고 일찌감치 영업중지.

세일한다고 크게 써붙이면 모해.

장사안하는데,ㅠㅠㅠ

군더더기없이.

BE safe.

그나마 관광객들이 찾는 곳은 브로드웨이 정도.

거의 1시간을 걸어서 찾아간 [푸드 엠포리움]에는 이미 한차례 폭풍이 지나갔다.

뭘 살래도 없어..

앞쪽은 정전이 되더라도 먹을 수 있는 과자나 빵, 각종 즉석식품들.

조리해서 먹어야하는 식품들은 정전이 되거나 대피해야하는 상황에선 먹을 수 없으니까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걸로 사는거 같았다.

나는 뭣모르고 닭다리랑 닭가슴살 팩으로 때려담고, 야채사고, 파스타 면 샀는데.

아,,, 비상식량은 그런거 아니구나..라는걸 다른 사람들 쇼핑카트를 보고 깨달았다.

더불어.

작은 트렁크라도 갖고 올걸…후회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우리집은 미드타운 중에서도 완전 미드타운이라서 정전의 염려는 없는거 같은데.

이런 자연재해 속에서도 꿋꿋이 국끓이고,따뜻한 밥 짓고, 볶고, 굽고.. 정상적으로 요리해먹는게 귀찮…

계산하는데 1시간 넘게 걸렸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의자위에 의자를 마구 쌓아올린 가게들.

어퍼 웨스트쪽 브로드웨이.

집 앞 락커펠러 광장엔 국기들도 다 뽑아버렸고.

그나마 관광객들이 모여있지만

10시쯤 엄마가 내려가봤을땐 아~~~~~~~~~~~~무도 없고 경찰들만 줄지어 서있었다고 그랬다.

5번가.

5번가.

저때는 그나마 버스도 조금씩 운행하고 지하철도 간간히 다녔는데.

지하철은 7시 이후로 운행중지.

버스는 9시 이후로 운행중지.됐다.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이

잠들었다.

뉴스를 보고 있자니 점점 비어가는 뉴욕을 보면서 무서워지기 시작해서 미나리상한테 전화했더니.

안받아.

자국민의 안전을 위해서 가족을 내팽겨치는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뉴저지, 로어 맨하탄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막 대피하고 장난아니다.

허리케인 하나에 뭘 이렇게 오바할까..싶었는데 창문밖 깜깜한 뉴욕이 [이게 장난이 아니구나]라는걸 말해주는 듯하다.

재난재해.에 오바하는 나라구나.싶지만 이게 피해를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라면 이렇게까지 꼭. 해야만하는거라면

부디 많은 피해없이 지나가주길 바란다.

더불어.

이 거대하고 사람으로 넘쳐나는 도시 뉴욕이 이렇듯 하루만에 텅 빌 수 있다는 현실을 보면서.

국가가 도시를 통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부럽다.

우리집은 거실 양쪽벽이 다 창문이고 침실도 한쪽벽은 창이라서 쬐큼 걱정된다.ㅠㅠ

설마..허리케인에 깨질 정도로 약한 유리라면..비싼 돈 내면서 이 집에 살 이유가 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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