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쇼’의 정체성은 무엇일까

잘 알려진 대로 고현정이 진행하는 ‘고쇼’는 오는 21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된다. 많은 이들이 낮은 시청률(7일 방송 5.3%)을 근거로 공격한다. 필자의 생각으론 ‘시청률 지상주의’인 방송환경에선 어느 정도 근거가 있지만, 상당히 부당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예로 어제 <고쇼>를 들고 싶다. 어제 <고쇼>에는 초대손님으로 황광희, 조혜련, 정주리, 김재경이 나왔다. 황광희는 현재 <우결>에서 한선화와 함께 에이스(?)를 맡고 있으며, <무릎팍 도사>의 보조MC로 활약하고 있다.

본인 스스로 밝혔지만 <고쇼>에 무려(?) 두 번이나 나온 드문 아이돌이 되었다. 이건 그만큼 황광희가 예능에서 귀하신 몸(?)이란 반증을 드러낸 것이다.

조혜련은 잘 아는대로 얼마전까지 잘 나가는 개그우먼이었다. 그러나 이혼이후 한동안 두문불출하다가 최근에야 활동을 재개했다. 정주리는 개그맨 시험에 나갔다가 ‘따라와’ 하나했다고 대상을 차지했다고 한다. 걸그룹 레인보우의 리더 김재경은 자신을 가수 뿐만 아니라 의상 디자이너를 전공하는 있는 ‘두 가지 재능’을 가진 인물로 소개했다.

필자가 왜 이렇게 등장인물에 대해서 소개할까 궁금하실 것이다. 필자의 생각은 그렇다! 이 네 명을 모두 합친 것이 ‘고현정’이란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고현정은 현재 개그맨 만큼이나 웃기다. 김재경 만큼이나 아름답고, 김재경처럼 연기외에 다른 분야에도 재능이 있다. 그리고 정주리처럼 사실 예능을 안해도 충분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 무엇보다 조혜련과 같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그 아픔을 스스로 내보이고 웃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정주리의 ‘따라와’를 거의 완벽하게 소화해는 고현정의 몸개그를 보면서 새삼 충격적이었다. 시청자를 위해 자신을 한없이 망가뜨릴 수 있는 고현정의 이런 모습과 마인드는 그녀가 새삼 ‘롱런한 배우’임을 깨닫게 한다.

물론 고현정은 조혜련, 정주리, 황광희 보다 웃길 순 없다. 또한 김재경처럼 걸그룹 멤버는 아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고현정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그녀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여배우다! 굳이 토크쇼를 할 이유가 없다.

처음 그녀가 그녀의 이름을 내건 토크쇼를 한다고 했을 때, 주변의 우려도 많았고, 실제로 폐지가 확정된 지금 평가는 더욱 박해졌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좀 다르다.

물론 <고쇼>는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힐링캠프>와 비교하기에도 많이 부족한 점이 있다. 그러나 <힐링캠프>의 메인MC가 누구인가? 바로 이경규다. 애초에 이경규와 고현정은 토크쇼 MC로서 비교한다는 자체가 말이 되질 않는다.

허나 고현정은 나름대로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정주리는 자신의 집안이 큰 청과물을 하기 때문에 ‘돈 때문에 개그하는 거 아니다’라는 식으로 말했다. 고현정도 마찬가지다. 그녀의 입장에선 실패가능성이 많고, 좋은 소리 들을 일이 별로 없는 토크쇼를 굳이 할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도전했고 나름 의미 있는 성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초창기에는 너무 많이 웃어서 ‘정수리만 보인다’라는 질타를 받았고, 윤종신-정형돈-김영철이 만들어주는 상황극에 난감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의 그녀는 어떠한가? 정주리의 ‘따라와’를 그대로 흉내내서 시청자를 폭소케하고, 조혜련의 ‘죄송합니다’라는 유행어를 하면서 여지없이 망가진다.

황광희를 괴롭히는 선배역할을 하다가 ‘여신’이란 말에 무너지는 모습은 그녀가 천상 여자임을 알게 한다. 그러나 <고쇼>를 단순히 웃기는 예능으로 생각하면 곤란하다.

고현정은 이전 방송회차에서 아이유를 비롯한 어린 후배 연예인들이 너무 솔직하게 이야기하면서 ‘그렇게 이야기하면 안돼’라는 식으로 배려한다. 그녀가 누구보다 험난한 세파를 해쳐왔기에 정말 배려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전에도 그랬지만 조혜련이 나와서 ‘선배’라고 말하면서, 이혼 이야기를 꺼내도 웃으면서 넘어가는 그녀의 표정은 새삼 연륜을 느끼게 한다.

오늘날 토크쇼의 키워드는 ‘독함’이다! <무릎팍 도사>도 그렇지만 아슬아슬한 수위까지 폭로하고 게스트를 도발(?)한다. 시청자들의 기호가 그런 식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힐링캠프>조차도 제목과 달리 독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고쇼>는? 물론 독한 이야기가 어느 정도 나오긴 하지만, 그 수위를 누구보다 고현정 자신이 낮추고자 애쓴다. 물론 이전의 <박중훈쇼>등과 비교해보면 그 수위는 높지만, 그래도 다른 토크쇼와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고현정은 <고쇼>를 통해서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그녀의 이미지를 좀더 친숙하고 털털하게 다가왔다. 윤종신과 정형돈의 요구대로 상황극을 하고, 그들 사이에서 사정없이 망가지고, 게스트를 배려하고자 애쓰고, 초반과 달리 이젠 중간중간 게스트의 이야기에 기름을 칠하고 좀 더 재밌게 만들어내는 그녀의 모습은 ‘대단하다’라고 밖에 평가할 길이 없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무슨 일일 하던지 상당한 사회적 편견과 부당함을 감수해야만 한다. 특히나 한때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고현정으로선 이혼이후 연예계로 돌아오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고, <선덕여왕>에서 생애 처음 악역을 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그녀의 삶은 늘 ‘도전’이었다! 그리고 그 도전은 그녀에게 성공과 실패와 함께 인생에 대해 소중한 교훈을 남겼다. 고현정은 잠깐이마나 자신이 얻은 것을 후배-동료 연예인들과 함께 하고자는 모습이 눈에 띈다. 처음에는 ‘쎈 이미지’지만,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가고 멋진 여배우가 아닌가 싶다.

물론 이경규같은 전문인들과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녀가 초보임을 고려하면 꽤 괜찮은 수준이라고 여겨진다. 그리고 그녀의 그런 예능적응기는 분명히 내년에 새로 시작하는 연기작업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본다.

시청률 하나로 어떤 프로그램의 성공과 실패를 논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본다. 시청률 집계자체가 전체 가구가 아니라, 일부 표본에 의한 것이지 않던가? 게다가 지금은 ‘본방사수’보단 다운받아 보는 게 더욱 익숙한 시대지 않던가? <고쇼>는 우리에게 토크쇼를 좀 더 다른 방향으로 볼 수 있는 계기를 선사하고 있다고 본다. 물론 <고쇼>가 <무한도전>만큼 잘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고쇼>는 <고쇼> 나름대로 ‘다른 맛’을 선사하고 있으며, 그건 그 나름대로 분명히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1년가 고현정의 연기가 아닌 예능적응기는 충분히 훌륭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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