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EDR엔 정답이 없다

오늘은 재미 없는 포스팅입니다

사진도 한 장에 글만 많습니다.

급발진 얘기입니다.

꽤 예민하고, 그래서 함부로 말 못하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국토해양부에서 피해차의 EDR을 분석해서, 일단 결론을 내리기도 했는데요.

이것 관련해서 썼습니다. 기사형식으로 쓴 거라, 반말입니다. 죄송….

EDR은 말 그대로 ‘이벤트 데이터 레코더(Event Data Recorder)’다. 이벤트를 기록하는 장치라는 건데, 여기서 말한 이벤트는 전혀 즐거운 이벤트가 아니다. 자동차에서 일어나는 이벤트는 사고, 그 중에서도 에어백이 터지는 수준의 격한 사고다. EDR은 이 결정적인 ‘이벤트’가 일어나는 5초 동안의 정황을 기억한다. 에어백이 터지기 전 5초 간 얼마나 빨리 달리고 있었는지, 브레이크는 밟았는지, 흡기 장치가 열려 있었는지, 등을 저장하고 있다. EDR의 이러한 능력 때문에 사람들은 ‘사고 기록 장치’라는 부담스러운 감투를 씌워줬다. 항공기의 블랙박스처럼, 사고 조사의 결정적인 키를 쥐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EDR은 그리 대단한 장치가 아니다. 에어백 제어장치 옆에 붙어서 5초를 기억하는 장치일 뿐이다. 정보량도 그리 많지 않다. 몇몇 장치에서 나오는 숫자 몇 개를 기억할 뿐이다. 아직 규격화 되어 있지도 않아서, 장착 여부 및 데이터 종류 등도 각기 다르다. 실제로 쌍용자동차는 전 차종에 EDR을 달아 놓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지난 달부터 의무 장착법이 발효됐지만, 한국엔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다.

EDR 안에 들어있는 정보의 종류도 천차만별이다. 어떤 차는 5초 동안 기록하고, 어떤 차는 8초 동안 기록하기도 하고, 어떤 차는 속도와 가속도, 브레이크, 가속 패달 작동 여부, 흡기장지 개폐 여부 등도 기억하지만, 대부분 기초적인 정보만 짧게 기억하는 게 보통이다. 국산차에 달린 EDR은 보통 에어백 터지기 전 5초간의 속도, 흡기장치 개폐 여부, 브레이크 작동 여부 등을 기억한다. 브레이크를 얼만큼 밟았는지를 체크하는 게 아니라,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여부만 기록할 뿐이다.

이런 EDR에 의존해서 급발진 사고를 규명하려는 건 다소 무리다. 그나마 가장 근접한 장치가 EDR일 뿐이지, 급발진 여부를 판단할 장치는 아니다. 에어백에 물려 있는 장치이기 때문에, 에어백이 터지지 않은 ‘급발진’에서는 무용지물이다. 또한 에어백 터지기 전 5초만을 기록하기 때문에 10여 초 전에 급발진된 상황은 기억하지 못한다. 얼만 전 일어난 대구 급발진 사고는 급발진부터 사고까지 13초가 걸렸지만, 마지막 5초 간의 기록으로 판결이 내려진 상태다. 운전자는 “브레이크를 밟아도 아무 소용 없었다”는 얘기를 했다. 안 듣는 브레이크를 포기하고 핸들만 잡고 차를 피하다 사고를 당한 경우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EDR은 가속패달을 밟았는지 여부보다는 흡기장치의 개폐 여부를 기록한다. 두 장치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급발진 사고 당사자들은 “밟지도 않았는데 엔진이 굉음을 울리며 윙윙 거렸다”고 한다. 그들의 말이 진실이라면, 가속패달을 밟지 않았는데 흡기장치가 열린 걸도 볼 수 있다. 흡기 장치가 열리지 않으면 절대 엔진이 굉음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1970년대부터 생기기 시작한 급발진 사고는 아직도 ‘불치병’이다. 미항공우주국(NASA)에서도 나섰지만, 이렇다할 처방전을 만들지 못했다. 한국에서는 매년 급발진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한국소비자보호원에 접수되거 있는 급발진 추정 사고 건수는 작년에 279건, 올해는 8월까지 192건이 접수된 상태다. 이 중 몇 건이 EDR 분석자료를 기반으로 규명했지만, 명쾌한 결론이 나온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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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제가 취재하고 정리한 것은 여기까지 입니다.

더 결정적인 자료가 있긴 한데, 아직 규명된 건 아니고, 이러저러한 루머만 만들 것 같아서, 일단 신중하기로 했습니다.

아무튼 EDR은 자동차 블랙박스는 아닙니다. 에어백의 콘트롤러에 붙어 있는 조그마한 기억장치일 뿐입니다.

게다가 가속패달 밟은 것을 기억하지 않고 트로틀 밸브가 열린 거을 체크합니다.

급발진 피해자들은 보통 “가속패달을 밟지 않았는데, 차가 굉음을 내면서 튀어 나갔다”고 합니다.

가속패달을 안 밟았는데 트로틀 밸브가 열려서 차가 튀어나갔다는 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EDR을 분석하면 트로틀 밸브가 열린 거로 나옵니다.

요즈음 차들은 대부분 전자식 가속패달을 씁니다.

가속패달이 트로틀 밸브와 기계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고, 전선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일단 여기까지 입니다.

급발진 기사를 쓰기 위해 몇몇 피해자분들을 만나 뵜었는데, 정말 듣고 있기도 죄송할 정도였습니다.

어떻게든, 급발진의 원인을 명쾌히 밝혀서 보답해드리고 싶은데, 이게 미국 NASA에서도 못 밝혀낸 거잖아요.

취재 중 좀 높은 자리에 앉은 분께 이런 말도 들었습니다.

“급발진 그거 원인 밝혀지면, 일이 상당히 커져. 한국차에서 현상이 있다고 밝혀지면, 금방 국제적인 문제 될테고, 그러면 한국차 전 세계에 한국차 안 팔릴 거고, 우리나라 국민 중 자동차 산업에 빨대 꽂고 있는 사람이 35%나 되는데, 이건 어쩔거며…….. 아무튼 나라 망한다니까……다른 나라도 다 마찬가지일 거야.”

취재를 위해 몇몇 자동차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해도 급발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하십니다.

원인도 모르겠고, 괜히 말 꺼내봤자 구설수만 오른다는 겁니다.

급발진 아니라고 하면 피해자들한테 혼나고,

급발진인 것 같다고 하면 자동차 회사들한테 외면 당하고…..

아무튼 여기까지입니다.

자동차에 관한 아주 답답한 사건, ‘급발진’이 명쾌하게 규명되기를 바라며 썼습니다.

취재 협조가 잘 이뤄지지 않아서, 100% 맞는지도 확신이 서실 않습니다.

더 이상 급발진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위 글이 저희 의도와 달리 사회 혼란만 일으킨다면 적절한 시점에 삭제하도로 하겠습니다.

저희 뜻과 함께 하는 분들의 도움을 구합니다.

급발진에 관련된 참고할만한 자료를 갖고 계신 분들은 연락해 주세요.

조만간 급발진에 관한 꽤 중요한 다른 자료 하나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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