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현 첫뽀뽀 만약 이민호를 만났다면 어땠을까

우리 집은 너무 커서 집안에서도 바람이 쌩쌩 불어. 그래서 눈물이 나. 슬퍼서 그런게 아니라 눈이 셔서.”

<보고싶다> 한정우(여진구 분-박유천 분)은 재벌 3세다. 미국의 유명 사립학교에서 공부하다가 아버지(한진희 분)가 그리워 한국으로 돌아온 정우는 오직 돈밖에 모르는 매정한 아버지와 새어머니(도지원 분)의 냉담한 반응을 골고루 받아야한다. 아버지도 물론 정우를 사랑한다. 돈 다음으로, 아니 돈만큼 정우를 사랑하는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는 방식은 여타 아버지들처럼 자식을 품 안에 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돈과 야망을 아들에게 그대로 되물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우는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 외롭다. 그런 정우가 자신과 마찬가지로 태생적으로 외로울 수 밖에 없는 이수연(김소현 분)에게 한 눈에 반하고 맨처음 친구가 되어준 것은 하늘이 내려준 필연적인 운명이다.

김형사(전광렬 분)의 실수로 살인범으로 몰린 남자의 딸이 되어버린 수연은, 살인마의 딸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온갖 멸시와 괴롭힘을 받아내야한다. 수연에 대한 괴롭힘의 정도가 극에 달해버려, 차라리 수연이 전학을 가거나 학교를 그만두었음 싶겠다는 안타까움이 쏟아나오지만, 수연은 용케 참아낸다. 그리고 이제는 정우가 나서서 함께 고통을 나눈다. 살인마의 친구가 된 탓에 정우도 학교 내에서 유명한 왕따가 되었지만, 정우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자신에게는 수연이라는 좋은 친구가 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것이 정우다.

어른들의 삐뚤어진 욕심과 악행의 죗값을 모두 받아내야하는 아이들은 딱하기 그지 없다. 돈에 눈이 멀어 할아버지의 죽음을 사주하고 정우보다 어린 자신의 이복동생을 죽이려고 달려드는 아버지에게 불구덩이에 갇혀버린 자신의 삼촌을 구한 정우의 사려깊고도 따뜻한 마음은 과분하게 다가올 정도다. 오히려 정우가 아버지와 달리 더럽고도 추악한 때가 안 묻고 진정한 사랑이 뭔지 아는 순수한 아이이기 때문에 정우에게 닥쳐올 파란은 더욱 슬픔으로 점철된다.

어린 이복동생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된 정우 아버지와 돈을 지키기 위해 어린 아들이 다리를 다쳐 절단한 위기임에도 불구, 끝까지 냉정한 정우 아버지 계모(차화연 분)이 벌이는 행각은 어느 막장 드라마 못지 않다. 어쩌면 실제 재벌가에서 벌어지는 재산 싸움이 그보다 더 기가막힌 볼거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돈 때문에 아직 새파란 아이를 두고 흥정을 벌이는 모습은, 꼭 저렇게까지 하여 돈을 갖고 싶을 까 싶을 정도로 절로 눈을 찌푸리게 한다.

우리같은 서민들은 평생을 뼈빠지게 일해도 아예 만져보지도 못할 돈이라해도, 그것이 얼마나 사람을 옴짝달싹 못하게 하는 마력을 가졌는지 그들의 악행이 이해가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돈의 노예가 되어 악마가 되어버리는 그들이 안쓰럽기까지하다. 그들의 끝없는 욕심이 자신의 아이들을 비극의 구렁텅이에 빠트리는 지도 모른채 그러고들 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 엄청난 욕심에서 비롯된 패륜을 상쇄시키는 것은 아직까지 세상 물정 모르고 순수한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그냥 수연 자체가 좋아서, 그녀가 살인마의 딸이고, 내세울 것 없는 가난한 집에서 살아도 기꺼이 수연의 친구가 되어주는 정우. 자신을 지켜주려다가 오히려 곤경에 처한 정우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방패가 되는 수연의 마음 씀씀이는, 몸집만 커버린 어른들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정우와 수연처럼 서로를 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고 살면 각자 행복하고 좋을 텐데, 왜 그리들 독기를 품는 지, 욕심만 가득찬 어른들을 부끄럽게 한다.

비록 예상과는 달리 7.7%라는 저조한 시청률로 첫 회 스타트를 끊었지만, 아직 중학생밖에 되지 않은 여진구와 김소현이 선사하는 하이틴 멜로는 어른들의 이해타산적, 관음적 멜로보다 더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낸다. 실수로 수연의 입을 맞추고, 그녀의 입술을 정복했다기보다, 순간 당황하여 멍해지는 정우의 표정은 아직 덜 익은 풋사과를 한 입 베어 먹는 것처럼 훈훈한 미소를 자아나게 한다. 그보다 더 찐한 키스는 지겹도록 보아온 어른들에게 간만에 보는 아이들의 풋풋한 첫 뽀뽀는 간만에 tv보고 어릴 때 잠시 좋아했던 첫 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설렘을 자아낸다.

이미 <해를 품은 달>로 멜로 연기에 관해서 입증받은 여진구와 김소현이지만, 여진구와 김소현의 연기는 아역으로만 남겨 두기 상당히 아까울 정도로, 깊이있는 내면 표현력과 다양한 감정을 구사한다. 그러면서 때가 묻은 어른들은 결코 가질 수도 드러낼 수 없는 순수한 색채가 자연스럽게 묻어난다.

그러나 <보고싶다>는 여진구와 김소현의 손발이 척척 맞는 완벽한 하이틴 멜로 호흡 외에도, 10대 아이들의 감성이 골고루 잘 베어난 극본과 연출에게도 큰 칭찬을 보내고 싶다. 어찌보면 <보고 싶다>는 15년 전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요즘 또래 아이들 이야기보다 서정적이고, 조건 없는 비현실적인 순정을 추구한다. 그러면서도 10대, 20대 막론하고 모든 세대들의 로망이자 통용되는 보편적 감성을 들추어내며, 순수한 사랑이 퇴색되어버리는 자극적이고 인스턴트 시대가 빚어놓은 깊은 외로움을 치유한다.

낯 간지럽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보는 이들에게 흐뭇한 미소와 달달함을 안겨주는 여진구, 김소현 표 하이틴 멜로. 요즘 방영된 드라마 중에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메말라 버린 감성을 자극하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또 어디있을까. 특히나 그들이 2회에 선보인 풋풋한 첫 뽀뽀는 오랜 시간 잊혀지지 않은 순수한 사랑의 결정체로 기억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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