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데이먼이 본 레거시 에 출연하지 않은 이유

팬과 대중 양쪽에게 혹평 세례를 받은 영화죠. 저 개인적으론 잘 만든 작품으로 여깁니다만, 많은 사람이 맷 데이먼이 주인공으로 나온 본 트릴로지보다 많이 부족한 영화라고 평가합니다. 그리고 저도 딱히 반론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많은 분이 맷 데이먼과 폴 그린그래스 감독을 그리워했을 텐데, 이와 관해서 맷 데이먼이 충격적인 인터뷰를 했습니다. 사실은 그 역시 <본 레거시>에 출연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는 폴 그린그래스, 토니 길로이를 비롯한 여러 제작자와 긴 회의를 거친 끝에 좋은 스토리가 나오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하차했다고 합니다. 폴 그린그래스 감독도 마찬가지고요. 심지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동생인 조나단 놀란에게 스토리를 만들어볼 수 있겠냐고 요청했는데, 조나단 놀란 역시 설득력 있는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고 해요. 외부인사에게 도움을 구할 정도로 본 시리즈에 계속 출연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고 보면 적당하겠네요. 그런데 전 맷 데이먼의 이 발언을 듣고 묘하게 불쾌했습니다.

본 시리즈의 진짜 창조자는 누구일까요? 원작이 있긴 했지만, 본 시리즈는 누가 뭐래도 토니 길로이의 작품입니다. 트릴로지 전체 각본을 썼고, 심지어 개인적으로 첩보물 역사를 다시 쓴 작품으로 여기는 <본 슈프리머시>를 단독 집필했어요. 원작에선 살아 있어야 하는 마리를 오프닝에서 죽여버리며 파격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냈죠. 그런 그와 회의를 거쳤지만 좋은 스토리가 나오지 않았고, 조나단 놀란에게 도움을 구했다는 멘트는 간접적으로 각본가인 토니 길로이를 비판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토니 길로이의 스토리나 아이디어가 자신과 폴 그린그래스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봐도 틀리지 않달까요.

타이밍도 그렇습니다. <본 레거시>의 속편 제작이 결정 나고 DVD와 블루레이 출시와 함께 터진 기사니까요. 에둘러서 토니 길로이를 비판하고 <본 레거시>를 비판한데다 어쩌면 <본 레거시>의 속편 제작에 회의적인 시선을 유니버셜 측에 전달한 것일 수도 있겠군요. 팬들은 단순하게 맷 데이먼과 폴 그린그래스가 돌아올 수도 있겠다고 기뻐하는 모양새지만, 이미 애런의 이야기가 시작됐고 속편 제작이 결정되었으니 맷 데이먼이 본 시리즈에 새롭게 합류하려면 한참 뒤의 이야기가 되겠죠. 맷 데이먼이 50이 다 되어서 날렵함을 유지한다면 다행이나 최근 액션 영화에 출연하면서도 비대해진 몸집을 줄이지 않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부정적인 생각이 먼저 드는군요.

맷 데이먼이 본 시리즈로 복귀하는 최고의 방법은 결국, 제레미 레너와 협연이 되어야 할 겁니다. 바로 <본 레거시>의 후속작부터 말이죠. 그러려면 일단 맷 데이먼의 양보가 필요합니다. 각본가, 연출가, 제작자, 배우를 겸업하며 특급 스타에 자리하고 있는 그가 협연을 인정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리즈 전체 스토리를 도맡아서 쓰고 있는 토니 길로이를 존중할 필요도 있습니다. 조나단 놀란이 떠오르는 각본가이긴 합니다만(조나단 놀란은 메멘토, 프레스티지, 다크나이트, 다크나이트 라이즈 각본에 참여.), 토니 길로이가 조나단 놀란보다 못한 각본가인 것 같진 않거든요. (토니 길로이는 마이클 클라이튼, 프루프 오브 라이프, 데블스 에드버킷, 본 시리즈 등 여러 영화의 각본에 참여.) 무엇보다 토니 길로이는 지금까지 본 시리즈 전체의 각본을 써온 사람이니까요. 누구보다 본 시리즈에 대해 잘 안다는 거죠.

이미 <본 레거시>가 나와버린 마당에 저런 인터뷰를 한 것이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억지로라도) 긍정적으로 생각해보자면 그가 (최소한) 목소리만이라도 후속작에 나올 수 있다는 걸 시사한 걸지도 모르겠군요. 그런 의미의 인터뷰는 아니겠으나 적어도 ‘나올 수도 있다’는 것 하나만은 분명하지 않겠습니까. 예고편에 목소리만 들려줘도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맷 데이먼의 요구(?)까지 고려해서 맷 데이먼과 제레미 레너가 함께 연기하고, 폴 그린그래스가 감독하며, 토니 길로이와 조나단 놀란이 각본을 쓴다면 최고겠지요. 당연히 불가능한 꿈입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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