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시장에서 싱싱한 활어 고르는 법 비밀 팁을 공개합니다 바다낚시와 생선회 이야기

“여러분들은 활어를 어떤 기준으로 고르십니까?”

아마 십중 팔구는 상인들이 권하는 것을 그대로 사들이거나, 되도록이면 저렴한 것 위주로 살 것입니다.
활어에 대해 좀 아시는 분들은 “제철에 맞는 어종”, “되도록이면 크거나 중량이 나가는 것”, “몸에 상처가 없고 깨끗한 것”을 기준으로 고르실 줄 압니다.
전에도 몇 차례 말씀드렸지만 처음 오시는 분들을 위해 ‘맛있는 생선회가 되는 조건’을 짚어드리고 본 내용으로 넘어가겠습니다.

1) 뭐든 제철에 나는 생선이 맛이 좋다. 겨울을 예로들면 방어, 우럭, 광어, 감성돔, 도루묵, 대구, 학공치, 아귀, 병어, 청어, 밀치(양식 참숭어)등
2) 생선회는 크기가 클수록 찰지고 맛있다. 대신 키로당 가격이 높아져 가격부담이 커진다.
3) 생선회 맛은 스트레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서서히 죽어간 고기는 즉살해서 잡은 고기에 비해 식감이 무르고 맛이 떨어진다.
4) 같은 어종이라도 산지에 따라 맛이 좌우되기도 한다.(광어와 숭어의 경우는 남해(제주)>동해>서해순으로 맛이 좋다.)
5) 생선회는 피를 잘 빼야 하고 요리사의 숙련된 칼질과 숙성 정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지금까지 제가 블로그를 통해 알려드린 내용은 이 정도입니다.
오늘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포구나 수산시장에서 활어를 고를 때 “어떻게 하면 비슷한 무리들 중에서 상태 좋은 녀석을 고를 수 있을까?”
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아마 이러한 팁들은 오랜 기간동안 수산시장에 종사한 분, 그리고 경매로 물건을 떼어오는 실무자들만이
아는 팁이므로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정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싱싱한 활어회 고르는 법 1 → 움직임을 보고 파악하라

보통 손님들이 활어를 고를 때는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상인들이 권하는 활어를 보고 살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게 될 텐데요.
이것 한가지만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상인들이 권하는 활어 = 상태가 좋지 못해 빨리 팔아치우고 싶은 물건, 혹은 마진률이 좋은 물건

물론 모든 상인들이 그렇게 파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만, 호객행위를 할 때는 사람의 폼새(옷차림, 표정등)를 보고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결정되는 건
사실입니다. 주로 날라오는 첫마디가 “몇 사람이 드시게?”, “얼마정도 생각하고 오셨어요?” 정도.

만약 손님이 활어를 보는 안목이 있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십중 팔구는 상인이 골라주는 것을 가지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상인이 “오늘 들어와서 싱싱한데 싸게 드리겠다”며 활어를 꺼내 보일 땐 대부분 바구니에 담아 저울위에 올려놓습니다.

이쯤에서 여러분들에게 질문하나 드리겠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감성돔 두 마리가 나란히 누워있습니다. 둘다 중국산 양식이며 차이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A는 팔딱팔딱 뛰고 있고, B는 가만히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A와 B중, 어느 것을 고르시겠습니까?

A는 팔딱팔딱 뛰고 있고, B는 가만히 있다, 어느 것을 고를 것인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팔딱팔딱 뛰고 있는 A로 달라고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팔딱팔딱 뛰는 것이야말로 싱싱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답은 어이없게도 B가 A보다 더 싱싱한 활어입니다.
“활어란 게 살아있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실지 모르지만, 과연 살아있다고 해서 맛도 똑같을까요?

B가 A보다 더 싱싱한 이유는 바로 “스트레스를 덜 받았으며 환경에 적응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먹는 활어는 대부분 양식산입니다. 대표적인 경로는 중국에서 통영 혹은 인천연안부두로 그리고 거기서 다시 각 지방으로 운송이 되고 있으며,
통영, 완도, 제주도와 같이 양식산의 경우도 활어차로 운송되어 집니다. 이 과정에서 활어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한데요.
공급되는 산소량, 수온, 그리고 지속적인 흔들림은 지금껏 살아온 환경과는 전혀 다르므로 안정을 되찾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입니다.

그렇게 운송된 활어는 커다란 수조에 옮겨진 후 거기서 약 2~3일 가량 적응시간을 거치는데 업자들은 이 과정을 일컫어 ”이끼를 낸다”라고 말합니다.
이 기간에는 먹이활동 없이 오로지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과정만을 거치게 되는데, 이 과정을 거쳤을 때 비로소 맛있는 생선회가 되는 것이며
그 중에서 살밥(살집)이 차서 중량이 좋은 개체는 특상품이 되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특상품은 고급 일식집으로 팔려가겠지요.
반대로 적응이 덜 된 활어는 이미 스트레스가 쌓여 살기 위한 몸부림을 칩니다. 따라서 A와 B의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팔딱팔딱 뛰는 A → 환경에 적응이 덜 됐거나 혹은 죽음 직전에 놓인 상태
가만히 있는 B → 일정시간 적응기간을 거쳐 심신이 안정되고 스트레스가 없는 상태

낚시로 갓 잡은 활어는 의외로 몸부림이 적다

낚시를 해보신 분들은 잘 아실겁니다. 고기를 낚아서 땅에 놓아두면 어떻든가요?
사람이 만지니깐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것 말고 그대로 놓아두면 팔딱거림 없이 숨만 가쁘게 쉰다는 것을 기억하실겁니다. 따라서..

“상태가 좋은 활어는 오히려 움직임이 적다.”

그런데 일반인들은 아무래도 활어를 고르는 안목이 부족하다 보니 당장은 팔딱팔딱 뛰는 게 싱싱한 줄 알고 그것을 달라고 합니다.
오늘 이 글을 읽으신 여러분들은 적어도 이 방법에 따르기만 한다면 남다른 안목으로 활어를 고르실 줄 믿습니다.^^

뒤집었을 때 광어(좌), 바로 눕혔을 때 광어(우)

참고로 광어나 도다리의 경우는 좀 다릅니다.
광어, 도다리가 팔딱거리는 경우는 위 사진과 같이 뒤집어 놨을 때입니다. 얘네들은 바닥에 몸을 붙이고 사는 어종이다 보니 배가 땅에 닿지 않으면 무척
불안해 하며 날뛰기 시작합니다. 그러다가도 바로 눕히면 얌전해지는 습성이 있거든요.
그러니 밖으로 꺼내졌을 때 움직임으로 상태를 판별하는 것은 광어나 도다리에겐 크게 해당이 사항이 없습니다.
다만 광어, 도다리는 수조 안에 있는 모습을 보고 어느정도 상태를 유추할 수는 있겠습니다. 그것은 다음 단계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 싱싱한 활어회 고르는 법 2 → 수조안 활어의 움직임을 보고 파악하라

 

정상적인 광어의 모습

문제가 있는 광어의 모습

광어는 기본적으로 땅바닥에 배를 붙이고 사는 저서성 어류입니다.
그러므로 수조안을 헤집고 다닌다면 그 광어는 “죽을날이 머지 않았다!” 로 해석하셔도 무방합니다.
상태 좋은 광어는 바닥에 엎드린 채 숨만 뻐끔뻐끔 쉬는데 그게 정상입니다.

정상적인 우럭

우럭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닥에 배를 깔고 가만이 있거나 혹은 약간 뜬 상태에서 얌전하게 유영하는 우럭이 좋은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에서 보시는 것 같이 비늘의 일부가 벗겨졌거나 몸에 상처가 있는 건 피하시기 바랍니다.

감성돔과 쥐노래미

참돔, 감성돔을 비롯한 돔류는 사진과 같이 수조의 중간쯤 되는 위치에서 유영하게 됩니다.
우리가 흔히 ‘놀래미’라 부르는 쥐노래미는 광어와 마찬가지로 땅바닥에 몸을 붙인 채 가만히 있어야 정상입니다.
만약 여기에 반하는 특이행동을 보인다면 한번쯤 상태를 의심해 봐야 할 것입니다.

  ■ 싱싱한 활어회 고르는 법 3 → 채색의 밝기를 보고 파악하라

 

광어는 종자, 산지, 주변 환경에 의해 채색이 전부 다르다

이건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위 사진을 보고 저 광어가 무슨 광어인지 알아 맞추는 것은 해당 업자가 아니면 불가능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 장에서는 대략적인 개념을 잡아드리고자 채색이 나뉘는 현상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크게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1) 황갈색 광어 → 제주산 양식광어이다.(제주산 광어의 양식장은 자연상태와 닮은 모래로 되어 있어 대체적으로 밝은 빛깔을 띈다.)
2) 밤색 광어 → 개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완도산 양식광어일 경우가 많다.(완도산은 모래없는 가두리 형태여서 대체적으로 빛깔이 어둡다.)

동해산 양식 광어

3) 어두운 채색에 돌무늬와 또렷한 흰반점 동해산 양식 광어의 특징이다(울릉도에 가면 대부분 이런 빛깔의 광어들이 많다.)

동해에선 이렇게 돌무늬가 나는 광어를 일컫어 ‘돌광어’라 부르는데 이는 틀린말이죠.
돌광어는 돌가자미(이시가레이)가 와전되어진 용어이므로 광어와는 전혀 다른 어종입니다.

그나저나 채색을 보고 어떻게 맛을 판별할까?
수산시장 상인들은 “제주산 광어가 으뜸”이라며 손님에게 권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수산물은 어종 불문하고 무조건 제주산이라고 하면 알아주는 경향이
있는데요. 광어는 꼭 제주산만 고집할 필요가 없습니다. 맛있는 광어의 기준이 되는 3~4KG. 그 이상급이 되는 대광어는 오히려 완도산이 많습니다.
제주산이냐 완도산이냐? 여기에 대한 이야기는 할 얘기가 많으므로 다음시간에 ”광어회의 모든것”이라는 타이틀로 따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이 장에서는 이것 한가지만 기억해 주세요.

“만약 수조안 광어들이 다 같은 산지라는 가정하라면 → 채색은 어두운 것 보다 밝은 것이 더 낫다.”

처음에 설명드렸지만 광어는 활어차에 운반되어 2~3일간 적응기간을 거치는데요. 이 기간을 거친 광어는 ‘자기색’을 되찾게 됩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채색이 어두운 광어는 밝은 광어에 비해 적응기를 덜 거친 상태를 의미하며 수조에 들어온지 얼마 안된 신참으로 생각하면 쉽습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는 똑같은 산지라는 가정하에서 입니다. 제주산과 완도산이 서로 뒤섞여 있다면 적용하기 어려운 기준이 됩니다.
참고로 어떤 횟집에 가면 ‘당일바리’란 말을 쓰는데요. 포구나 수산시장에 가면 그날 그날 들어온 활어라며 싱싱함을 강조하는데..

“그날 들어온 생선이 회맛은 가장 떨어진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유는 지금까지 제가 입이 아프도록 설명한대로입니다. ^^
모든 활어는 2~3일간 수조 적응 기간을 거쳤을 때 스트레스가 줄어듭니다.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말은 그만큼 살의 탄력도와 맛이 좋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오랜기간 동안 팔리지 않아 색이 변해버린 우럭

오랜 기간 수조에서 살아온 벵에돔(좌), 바다에서 갓 잡은 벵에돔(우)의 채색은 차이가 상당하다

또 한가지 염두할 것은 채색이 지나치게 밝은 것들입니다.
생선은 조명, 온도, 지형지물등 주변환경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보호색을 갖습니다.
모래에서 잡힌 광어는 모래색을 띌 것이고, 수중암반에서 잡힌 광어는 돌무늬를 갖습니다. 이와 비슷한 원리로 아무것도 없는 하늘색 바닥에 밝은 조명을
연일 받는 수조라면 오랜 기간 방치했을 때 활어의 색이 밝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채색이 밝다면 상당 기간동안 팔리지 않은 ‘재고품’으로 인지 하셔도 무방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며칠 굶어 영양분이 빠져나간 활어가 맛있을리 만무합니다.

  ■ 싱싱한 활어회 고르는 법 4 → 눈동자, 비늘, 지느러미 상태를 확인하라

 

바닥에 엎드리거나 뒤집어진 활어는 피하도록 하자

여기서부터는 활어 고르기에 관심있는 분들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먼저 바닥에 엎드리거나 뒤집어진 활어, 첫번째로 피해야 할 대상입니다.(알아보기 너무 쉽지요 ^^)

1) 몸에 상처 난 것도 피합니다. 상처는 기생충, 세균성 감염등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2) 비늘이 온전하게 붙어있지 않은것도 피해야 할 대상입니다.
3) 입에 상처가 난 것은 운반되는 과정에서 자기네들끼리 부딪히거나 수조 유리에 지속적으로 부딪힌 결과입니다.
입 언저리가 까진 정도이므로 회 맛에 지대한 영향은 주지 않을 것 같지만, 상처를 입었다는 것은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4) 생선 고를 때 동공이 맑은 것을 택하라는 말은 활어에서도 통용됩니다. 활어의 몸 상태는 스트레스 진척도를 보여주는 척도라고 봅니다.
옆에 멀쩡한 활어 놔두고 굳이 눈탱이가 맛이 간 활어를 고를 이유는 없습니다. 

이상으로 싱싱한 활어를 고르는 법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회식을 수산시장에서 하신다면 오늘의 내용을 잘 알아두셨다가 활어를 고를 때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아랫쪽에 추가로 생선회 관련 정보가 있으니 살펴들 보십시요.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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