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특혜를 가진 기업이다

애플은 세계적인 기업이고 실로 이 분야에 많은 영향을 끼친 기업 중 하나라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겁니다. 그런데 그런 기업들 중 유달리 애플은 특혜를 쥐고 있는 기업입니다. 이 특혜는 애플에게 있어서 많은 것을 할 수 있도록하는 원동력으로 작동합니다. 관점의 문제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그 특혜를 알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기사가 등장했었습니다. WSJ이나 CNET 등 외신들이 삼성의 홈인 한국에 아이폰5가 출시되었고,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자세히 보도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굳이 저렇게 줄을 서야하느냐’ 혹은 ‘남이 줄을 서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 같은 의견들이 오고가는데, 필자는 이부분은 개인의 문제일 뿐 손가락질 할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마치 추운 연말 락콘서트를 보기 위해 줄을 서고 열정적으로 스탠딩하는걸 보고 욕을 하는 사람이 이상하다고 누구나 생각을 하니까 말이죠. 단지 다를 뿐이죠.

풀어 볼 얘기는 ‘줄서는걸 신경쓰지 말라’는게 아닙니다. 이 소비자들이 길게 늘어선 줄이 애플에게 있어서 특혜라는 것입니다.

피켓시위

팀쿡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Bloomberg Businessweek)’와의 인터뷰에서 흥미로운 경험담을 하나 들려줬습니다.

“저는 애플 CEO로써 하루 수백, 수천개의 이메일을 받습니다. 마치 우리가 이 탁자에서 저녁식사를 하며 당신 같은 사람이 얘기하듯이 말입니다. 고객들은 애플에 깊게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점은 좋지 않다’던가 ‘이부분은 정말 마음에 든다’ 같은 내용을 보내옵니다. 페이스타임 덕분에 삶이 바뀌었다고 얘기하기도하죠. 오늘은 어떤 고객이 수천 마일에 살고 있는 암에 걸린 자신의 엄마와 얘기할 수 있었다고 메일을 주셨더군요. 이는 보통 CEO에게 보낼 만한 내용이 아닙니다. 고객들이 너무나 신경을 써 이렇게 메일을 보내는 회사가 또 있을까요?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전에 일했던 회사에서는 6개월에 1개 정도의 메일이 도착합니다. ‘돈을 돌려주시오’와 같은 긴장감있는 내용이죠. 이모티콘도 없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현상들이 놀라운 것입니다.”

그리고 그는 말을 이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제가 15년 전 스티브에게 면접을 받을 당시부터 있어왔습니다. 애플은 온갖 고난을 겪어온 회사입니다. 애플에 분노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고객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애플 제품을 사줬습니다. 컴팩에 분노하면 소비자는 델제품을 구입합니다. 거기에는 감정이 없는 그냥 거래죠.

애플에 처음 출근한 날, 그러니까 피켓라인을 넘어 빌딩으로 들어갔던 때입니다. 스티브가 뉴튼을 단종하기로 해서 고객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었죠. 뉴튼이라는 제품에 애착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This is amazing.’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합니다. 엘리베이터를 사면서 생각했습니다. ‘Oh my God, my life is different.’ 저는 수백가지의 신제품 발표와 취소에 관여해왔습니다. 제가 일했던 회사에서는 신제품이 나오면 회사 로비에 가져다 놓았습니다. 사내 방송으로 직원들에게 보라고 얘기하죠. 하지만 아무도 아무도 안와요.

매일 같이 수백, 수천개의 이메일을 받는다고 다른 CEO들에게 얘기하면 그들은 마치 저를 머리 세개 달린 괴물처럼 보더군요. 이건 특혜입니다.”

특혜

애플과 소비자 간에는 마치 ‘애증’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들이 뭔가 잘못하면 욕을 하면서도 또 애플제품을 구입하고는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시위까지 합니다. 어떻게 보면 정신이 나갔거나 미친 사람처럼 보여질 수 있지만, 이것은 사실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건담 프라모델을 모으듯 애플 제품을 모으는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겁니다.

그뿐인가요? 애플 고객들은 애플을 저버리기보다는 애플에 관여하려 합니다. 예를 들어 위 인터뷰에 나온 ‘페이스타임으로 도움 받은 일’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페이스타임이 있기 이전 이미 수많은 영상통화 서비스들이 있어왔고, 그들을 사용했어도 삶이 달라졌을겁니다. 그렇다고해서 스카이프 CEO에게 ‘당신 덕분에 삶이 달라졌어요’라는 메일을 보내진 않는다는 것이죠. 누군가 이 내용에 대해서 ‘영상통화를 처음 해보나보다’라고 얘기할지 모르지만, 페이스타임이 아닌 다른 영상통화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런 메일을 보내지 않는다는게 중요합니다. 처음 써보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애플만의 문제라는 것이죠. 서비스나 제품의 초기 사용보다는 그냥 애플에 관여하려 한다는겁니다.

어떤 식당이 있다고 칩시다. 그 식당에 온 손님들은 음식이 맛이 있든 없든 일단 옵니다. 그러고는 음식맛에 불만이 있으면 얘기합니다. ‘조금 짠 것 같소. 소금 사용을 조금 줄이는게 어떻게습니까?’라고 말입니다. 혹은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면 ‘머리카락이 나왔는데 주방의 청결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얘기합니다. 일일이 말이죠. 아마 필자가 이 식당의 주인이라면 매우 기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이라고 생각하면 가끔 ‘그건 우리 머리카락이 아니라 니 머리카락이 떨어진거다’라고 할 때도 있겠지만, 손님은 또 그 식당을 찾는다는겁니다.

이런 애증에 대해 필자는 코카콜라가 뉴코크를 내놓았을 때 ‘이전 콜라가 더 그립습니다!!’라는 전화가 끊이지 않았던 사례 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애플은 이를 매번 달고 사는 기업입니다.

이것이 특혜인 이유는 애플이 뭔 짓을 하던 어떤 제품을 내놓건 구입해주기 때문일까요? 팀쿡의 말에 담긴 의미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에서 ‘애플 지도는 애플이 소비자 경험을 생각하기보다는 회사의 전략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게 하는 사례라고 생각되는데 그렇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팀쿡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아닙니다. 저였다면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겁니다. 우리가 지도를 원했던 이유는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가? 무엇이 소비자에게 최선일까?’였습니다. 우리는 고객에게 턴바이턴 내비게이션과 음성인식, 플라이오버를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소비자 경험에 훌륭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스스로가 아니면 진핼 할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수년 전부터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회사와의 전략적으로 일하지 않는게 좋다’고 얘기 할만한게 아닙니다. 더 나은 경험을 주기 위해서 했던거죠. 문제는 기대에 못미쳤죠. 망친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몇 번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도 거쳤죠. 시간이 흐를수록 나아질겁니다. 하지만 소비자가 아닌 전략을 선택했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망쳤다는건 사실이죠.”

애플 지도의 실패를 순순히 인정했다는게 문제가 아닙니다. 애플이 정말 순순히 인정했다면 지도를 폐기처분 했을겁니다. 질문과 같이 탈구글을 위한 전략이 전부였다면 그 전략은 실패한 것일테니까요. 하지만 애플은 끝까지 지도를 안고 갈 생각입니다. 그게 욕을 먹건 뭐건 소비자 경험을 위한 것이라 생각하고 밀어붙이겠다는겁니다. 그들이 그렇게 생각하고는 있지만 이것이 가능한 동력이 무엇일까요? 애초 소비자는 지도 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 쓰질 않습니다. 그런데 애플 지도가 망가졌다는 것은 애플도 알고 소비자도 알고 있지만, 애플 지도를 통해 한 주에 5억건의 검색이 발생했습니다. 피드백도 늘어갔죠. 웃기다면 웃기지만 이게 애증이고 애플의 특혜입니다. 애플이 ‘소비자 경험을 지향한다’고 자신있게 얘기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죠.

애플 지도를 그 누구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핑(Ping)처럼말입니다. 그렇다면 애플은 지도 서비스를 때려쳐야 할 지경에 놓이게 됩니다. 그건 전략적으로 당연한 것입니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욕을 하면서도 애플 지도를 사용합니다. 애플 지도가 개선 될 수 있는 여지를 소비자가 열어준다는 것이죠. 애플 지도가 핑처럼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다면 ‘전략적 실패’로 도배될테고, 만약 애플이 ‘소비자 경험을 위한 것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얘기하면 그 누구도 믿으려 들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애플은 그럴 일이 매우 적습니다. 소비자들이 일단 사고, 일단 써보고 말하기 때문에요.

애플

누군가는 이런 애증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할 것이지만, 사실 이것은 그 누구도 이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비틀즈의 앨범에 열광하는 딱 그 수준입니다. 그리고 팬들의 힘을 얻은 비틀즈는 또 새로운 앨범을 내놓죠. 그 뿐입니다.

애플은 적어도 그 어떤 회사보다도 훨씬 많은 피드백을 받는 기업입니다. 그것은 팀쿡이라는 CEO나 애플이라는 기업에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어떤 회사는 피드백을 해달라고 상품을 건 이벤트를 하기도 하니까요. 이런 애증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습니다. 몇십년간이요. 지금도 마찬가지죠. 애플은 이 애증만 얻을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내고, 특혜를 살려놓기만 하면 됩니다.

< Macworld San Francisco 2000-Steve Jobs Becomes iCEO of Apple >

2000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에서 스티브 잡스는 그간 달고 있던 ‘임시’를 떼버리고 정식 CEO가 되었다고 얘기합니다. 장내 모든 사람들이 기립박수를 쳤죠. 쇼맨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회사가 CEO가 복귀했다는 것에 대한 저정도의 강렬한 환영을 받을 수 있을까요? 필자는 그런 기업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애플은 특혜를 가졌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애플 고객도 특혜를 가졌습니다. 이것을 이어가는 것이 애플의 최대 목표이자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이례없는 기업이기에 그만큼의 관심이 가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이어갈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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