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 – [리뷰] 자기들 것만 챙기면 그만인가

21세기 들어 기존의 열강 사이에서 펼쳐졌던 무역 전쟁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가전, 자동차, 섬유등 공장에서 만들어 낸 물품이 오고가는 게 아니라 듣도 보도 못한 희토류라는 지하자원이 그 중심에 섰다. 화학 주기율표를 배운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수헬리베붕탄질’로 시작되는 그 듣도 보도 못한 화학물질들. 희토류는 그 중에서도 뒷자리에 있는, 이름 외우기도 고약한 지구상의 희귀한 물질을 말한다. 예전 같으면 화학자들이 실험실에서나 소량 사용하는 것이겠거니 하겠지만 산업의 발달로 더 이상 연구소 안에서의 물질로만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손에 놓을 수 없는 휴대폰도, 노트북도, 산업용 연마재와 형광물질에도 들어가는 이것들은 이름 그대로 드문 것이기에 희소성이 있다. 새로운 무역 전쟁이란 바로 이 희토류를 사이에 놓고 싸움을 하는 걸 말한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희토류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바로 중국이다. 유럽과 미국에선 중국 산 희토류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중국은 이미 희토류가 미래산업에서 엄청난 자원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쉽사리 내어주려고 하지 않고 있다.

영화 트랜스포머 : 사라진 시대를 보면서 엉뚱하게 자원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다. 공룡이 등장한 오프닝이 무슨 상관이냐고 하겠지만 트랜스 포머의 지구 내습으로 인해 공룡들이 멸종했을 수도 있다는 설정은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석유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그 어떤 것에도 훼멸되지 않을 것 같은 외계에서 온 쇳덩어리 로봇들로부터 얻어낸 금속 조각들은 바로 오늘날 자원 전쟁의 한 가운데 있는 희토류이기 때문이다. 여러 오토봇들이 분해되고 결합하는 모습들은 바로 이런 희토류들이 천연 상태에서 유기적으로 잘 합성되는 특징을 영화적으로 표현해낸 것이다. 포획된 오토봇 하나로부터 융용해서 얻어내는 금속으로 인간은 새로운 로봇의 등장을 예고하고 나섰다. 인류의 창의적인 실험정신은 놀랍지만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금속을 얻어내려는 시도와 그로부터 새로운 생명체를 만들어내려는 건 조물주의 영역에 대한 선전포고다.

무려 160여분의 장대한 러닝타임의 이 영화는 이미 3편의 전작들이 소개해주고 놀래 킨 변신의 시퀀스들로서는 더 이상 승부를 걸 수 없다는 걸 잘 아는 듯 했다. 왕중의 왕이라 할 수 있는 옵티머스 프라임과 주인공 곁을 언제나 잘 지켜주었던 범블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이번에 새롭게 만들어낸 크리처들이다. 그들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도 전에 일단 그들이 한 번도 대적해 보지 못했던 반대편의 로봇들과 한번 싸우게 한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엔 역시 외계로부터 온 악당의 캐릭터가 아닌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무엇인가가 존재한다.

이 영화엔 역시 탐욕으로 똘똘 뭉친 거대기업이 존재하고 그들을 비호하는 정부의 정보기관이 들러리를 선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들의 역할이 술에 취한 듯 갈피를 잡지 못한다. 미국 시카고와 중국 홍콩을 오고 가며 벌어지는 로봇들의 승부에서 인간들의 모습이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모습이었으며, 존재감조차 부실해 보이는 인간들의 모습이란 철저한 꿔다놓은 보릿자루에 불과했다.

언제부터인가 헐리웃 블록버스터 영화에 중국의 자본과 컨텐츠들이 속속 참여하는 모습이다. 아직까지는 대개가 이질적이고 어딘지 없어 보이는데 이 영화에서도 과유불급이라는 느낌이 든다. 배경을 홍콩으로 삼아 고도로 밀집한 주거지역을 깨부수는 쾌감을 줄지언정, 그렇기에 더욱 훌륭한 무언가를 느끼기엔 역부족이었다. 그 외에도 여러 로봇 캐릭터에 동양적인 냄새가 나는 작업을 시도한다. 난데없는 사무라이 복장의 로봇에 용의 모습을 한 로봇이란 뭘까.

한 번 개봉하고 나면 마치 로봇들의 발차기 한번에 온 동네가 초토화되는 것처럼 아마 극장가의 상영관을 이 영화 포스터로 도배할 것이 틀림없다. 거대한 로봇이 생각하지 못했던 물체에서 변화되어 제 모습을 갖추고 인간들과 협력해 악의 무리와 대결하는 모습이 쾌감을 주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 영화에서처럼 자신을 위협하는 것들과의 대적이 그다지 손에 땀을 쥐게 하지도 못한 채, 그저 자기가 챙기고 싶었던 것만을 챙기는 수준의 미션 수행이라면, 늘 같은 소리를 들을 것이다. 엉성한 줄거리에 화려한 볼거리에 그치고 말았다는. 로봇들에게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부과했다면 인간들은 그보다 좀더 나은 아이디어로 맞서야 하지 않았을까 이질적인 동서양 문화 컨텐츠의 물리적 결합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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