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의 런닝맨 출연은 비난받을 이유 없다

평소에 런닝맨을 즐겨 보는 편이 아니라서 그닥 관심이 없었는데 이승기가 출연한다는 소식에 인터넷이 후끈 달아 올라 관심을 갖게 되었다. 1박 2일을 끊으면 런닝맨을 보게 될 줄 알았는데 막상 1박 2일을 끊어도 제대로 본 적은 없었던 런닝맨. 이번에 이승기가 출연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이번 주 런닝맨은 무조건 본방 사수 하기로 마음 먹었다.

런닝맨 고정 시청자들이야 게스트가 누구냐에 상관없이 보게 될 테지만 솔직히 이승기가 런닝맨에 출연할 거라는 건 전혀 생각도 못했기에 이승기 팬들 중에는 필자처럼 이번에 제대로 보게 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런닝맨은 올 2월까지는 이승기가 고정으로 출연했던 ’1박 2일’과 맞대결을 했던 프로였기 때문이다. 물론 런닝맨이 한 시간 정도 먼저 시작해 20분 정도만이 시간대가 겹쳤기 때문에 직접적인 대결이라 보기는 어려웠지만 어찌되었든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예능 프로에는 출연하지 않는 것이 도리인 것처럼 인식되어 왔기 때문에 이승기는 1박 2일을 하던 기간 동안은 런닝맨 뿐만 아니라 동시간대 타 방송사 예능 프로는 일절 출연을 하지 않았었다.

그랬던 이승기가 런닝맨에 뜬다고 한다. 그 기사를 접하자마자 기분이 매우 흐뭇했다. 드라마 ‘더킹 투하츠’ 이후로 반년 가까이 TV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이승기를 모처럼 볼 수 있다는 것과 그 동안 출연하지 못했던 예능 프로를 통해 색다른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고정이 아닌 게스트로서 오랜만에 예능 프로에 출연하는 모습 또한 기다려졌다. 게다가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에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나 기다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참 설레는 마음으로 런닝맨을 기다리고 있었건만, 기사를 올리는 일부 무개념 기자들이나 기사에 댓글 다는 일부 네티즌들의 비난으로 인해 기분이 상했다. 이번에 발매하는 미니앨범과 다음 달 초에 있을 콘서트 홍보차 1회성 게스트로 출연하는 것임에도 1박 2일과의 맞대결이라며 애써 부추기는 기자들도 짜증나지만, 출연하는 프로가 런닝맨이라는 이유로 도리니 의리니 하며 비난하는 이들은 정말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그들이 비난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1박 2일을 하차했다고 해도 한때 자신이 몸담았던 프로와 동시간대 방송되는 프로에 나가는 것이 배신이라는 것이다. 참 실소를 금할 수 밖에 없는 비난이다. 도대체 뭐가 배신이라는 것인가?

필자의 글을 통해 누누히 얘기한 바이지만 아직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 다시 한 번 얘기한다. 이승기는 1박 2일을 하차한 것이 아니다. 제작진들과 출연진들이 끝내기로 예정했던 딱 그날에 정확히 끝낸 것이지 계속 하고 있는 프로에 본인이 싫다고 나온 것이 아니란 얘기다.

이미 지난 해 8월에 1박 2일은 강호동이 하차 의사를 밝혔었다. 그 때 KBS는 온갖 치졸한 방법을 다 동원해서 그를 잡으려 했지만 설득에 실패하자 결국 6개월 뒤인 올 2월말까지만 방송하고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던 강호동의 세금 관련 사건이 터지면서 강호동이 급작스레 하차를 했다. 남은 6개월 조차도 위태로워 보였지만 남은 5멤버가 똘똘 뭉쳐서 정해진 기간까지 이끌어 간 뒤에 끝내기로 하고 멤버 충원없이 그대로 진행을 했다.

그런데 강호동이 없이도 별다른 타격이 없자 슬슬 KBS 측에서 욕심이 나기 시작했다. 이대로 끌고 가도 되겠다는 생각에 연간 500억을 벌어다 주는 프로를 끝내기가 아까웠던 것이다. 결국 이들을 데리고 계속 가고 싶어 했으나 메인 피디인 나영석 피디와 이우정 작가가 끝내 합류하지 않기로 하자 시즌 2라는 개념으로 새로 시작하려는 꼼수를 쓰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은지원과 이승기는 예정대로 2월말을 끝으로 예정대로 끝내기로 하고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시즌 2를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시즌 2를 위해 시즌 1 멤버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된다는 것도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엄연한 시즌 2임에도 시즌 2라는 이름을 쓰지 않으려면 SBS의 ‘강심장’처럼 최소한의 로고만이라도 변화를 주어 차별화를 했어야 했다. 그런데 지금 시즌 2는 시즌 2라는 이름도 없고, 로고조차도 그대로 쓰고 있어서 시즌 2라는 개념조차 미약하다. 마치 예전 1박 2일에서 멤버만 교체한 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러니 시즌 2 시작 전부터 이승기와 은지원은 예정대로 끝냈음에도 자신들만 빠진 듯한 배신자 낙인이 찍힌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이승기가 런닝맨에 출연하는 것을 두고 배신이네 의리가 없네 하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이다. 아무리 지금 1박 2일이 시즌 1에서 이어진 것처럼 해도 시즌 2는 시즌 2다. 이승기가 출연한 1박 2일은 2월 26일부로 종영한 것이고, 지금 하고 있는 1박 2일은 이승기가 있던 때의 1박 2일이 아니다. 그러니 이승기가 런닝맨에 출연하는 것은 하등 문제될 것이 없다. 게다가 고정 출연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연예인들 누구나 그러듯 새앨범 홍보차 그냥 한 방송사의 대표 예능에 게스트로 출연하는것 뿐이다.

그리고 툭 까 놓고 얘기해서 억지로 끼워 맞춘다고 해도 1박 2일과 같은 시간에 하는 예능 프로에 출연하는 것이 함께 했던 멤버들에 대한 의리를 저버리는 것이라는 게 말이 되는 소린가? 왜 이승기가 그들에 대한 의리까지 지켜야 하는 것인가? 작년 이맘 때 강호동이 잠정 은퇴를 하고 1박 2일보다 더 위기에 빠졌던 ‘강심장’을 살려 보겠다고 홀로 고군분투 하던 때 의리를 지켜야 한다던 그 멤버들은 어찌했는가? 동시간대 경쟁 프로 MC였던 이수근은 그렇다 쳐도 나머지 멤버들은 떼거지로 그 프로에 나와서 잘도 의리를 지켰네. 그들은 그랬는데 이승기는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은 도대체 어느 나라 법인가?

멤버들도 그렇고 방송사는 또 어땠는가? 시즌 2 안 한다고 온갖 치사하고 쪼잔한 짓은 다 한 것도 모자라 얼토당토 않은 디스질은 웃음도 나오지 않게 했다. 게다가 드라마 파트너인 하지원이 승승장구에 출연하자 이상한 프로그램 끼워 넣고 방송 일정 미루다가 하필 이승기의 강심장 막방 날 보란듯이 방송 내보내는 치사한 편성을 한 곳이 KBS다.

그런 건 생각 안 하고 출연 제의가 들어 온 예능 프로를 나간다고 배신이네 어쩌네 하다니 어이가 없는 것이다. 이승기가 출연하다고 해도 순간적인 시청률 상승은 있을 수 있어도 20% 전후에서 왔다갔다 하는 시청률이 갑자기 30%이상 나와 주지는 않을 것이다. 혹여 그렇게 나온다고 해도 그럴까봐 지레 겁먹고 있는 것인가? 필자는 오히려 이승기를 출연시키는 데 성공한 런닝맨 제작진들의 섭외 능력에 혀를 내두르고 있을 뿐이다.

그럴리는 없겠지만 만일 이승기가 승승장구에 출연한다면 그 때는 뭐라 할 것인가? 한때 자신이 몸담았던 프로의 경쟁 프로에 출연한다고 붐이나 정주리, 군대간 이특에 대한 배신이라 할 건가, 아니면 1박 2일의 이수근에 대한 의리를 지켰다고 추켜 세워 줄 것인가?

자신이 고정으로 출연하는 프로가 없는 상태에서 새 앨범이 발매되면 어느 프로에든 홍보차 출연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승기는 그 중 한 프로를 선택했을 뿐이다. 그러니 자신과 상관없는 프로 때문에 배신이니 의리니 하는 잣대를 들이댈 이유는 없는 것이다. 팬들은 오히려 이승기로 인해 런닝맨 본방 사수할 때만을 기다리는 설렘임을 안고 있는데 거기에다가 찬물을 끼얹는 쓰잘데기 없는 비난은 짜증만을 유발한다. 그래서 오히려 더 기대하게 된다. 이승기가 모처럼 런닝맨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어 볼 것 없는 일요일 저녁에 런닝맨에 빠져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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