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남보라 13남매의 둘째 로 산다는 것

“기쁨은 나눌수록 배가 되고, 아픔은 나눌수록 줄어든다” 상투적인 말이지만 배우 남보라에게 이보다 더 가슴깊이 와 닿는 말은 없다. 모두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13남매’라는 환경은 남보라를 세상 밖으로 노출시켜 주었고, 이로 인해 많은 굴곡이 있기도 했지만 결국 배우의 삶을 살아 나갈 수 있는 길을 터주기도 했다.

13남매 방송 당시에도 유독 인형 같은 외모를 자랑하던 남보라는 결국 연예계에 발을 들였지만, 방송이 나가던 당시에는 촬영이 하기 싫어 스태프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던 부끄러운 소녀였다. 하지만 남보라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본 많은 기획사들은 계속해서 문을 두드렸고, 그는 결국 새로운 길로 한 걸음 발을 내딛게 된다.

“그게 18살 때에요. 그땐 방송에 나가는 게 정말 싫었어요. 가끔 방송국 가서 당시 스태프 분들을 만나면 ‘그땐 그렇게 싫어하더니 여기 있네’ 하면서 덕담 한마디씩 해주곤 하세요. 그만큼 그 당시에 이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죠. 제 꿈이 아니었고, 방송 매체에 나간게 제 의지와는 상관이 없었던 거잖아요. 한창 출산장려 정책이 활발할 때여서 그랬던 것 같아요”

하지만 세상은, 대중들은 서울에선 찾아볼 수 없었던 풍경을 품은 이 대가족의 모습에 궁금증을 품었고, 이러한 대중들의 수요를 반영해야만 하는 매체들은 발 벗고 나서 이들 가족을 섭외하려 했다.

“가족들도 당연히 하기 싫어했죠. 방송에 나가는 것도 부담스럽고, 방송 끝나면 반응이 즉각 오잖아요. 그때 매스미디어의 힘이 크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죠. 태어나서 처음으로 포털 사이트 검색어에서 내 이름을 보기도 했구요. 당황스러웠어요. 당시에는 ‘네가 뭔데’ 하는 식의 악플이 많았거든요”

한 치 앞도 모르는 게 세상일이라고 하지 않았나. 이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험난한 연예계에 발을 들인 남보라는 어느덧 연기의 ‘맛’을 알아가고 있고,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능수능란하게 표현해내는 단계에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영화 ‘돈 크라이 마미’를 가족들에게 소개하기까진 많은 고민이 필요하기도 했다고.

“그래도 엄마는 엄마잖아요. 그 당시에는 제가 굉장히 바빠서 ‘돈 크라이 마미’에 대해서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어요. ‘엄마, 나 이 영화 들어가게 됐어’ 까지만 이야기 했죠. 이후에 ‘엄마가 이걸 아셔야 하지 않을까, 대본을 드려야겠다’ 했는데 끝까지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결국 언론 보도에 의해서 다 알게 되셨는데, 그래도 시사회 초대는 꺼려졌어요. 그런데 의외로 엄마가 먼저 ‘영화 언제하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때부터 마음이 놓였죠”

▲사진: 리뷰스타 DB

영화 ‘돈 크라이 마미’는 당초 18세 미만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이후 청소년들에게 영화를 알리고자 한 제작진의 노력으로 15세 등급을 받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는 남보라의 가족들 중 이번 영화를 볼 수 있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등급 확정 후) 동생들한테 바로 ‘티켓 줘’ 하면서 문자가 오던데요? 동생들이 굉장히 보고 싶어 했어요. 하물며 동생 친구들도 관심을 가져주니 의외였죠. 어린 아이들이 저희 영화와 같은 무거운 영화를 택할 줄은 몰랐거든요. 처음엔 동생들에게 ‘넌 안 돼, 보면 안 돼’ 그랬는데 진짜 아쉬워했거든요. 이제는 안 그래도 돼서 너무 좋아요”

소재 자체가 무거웠듯, 인터뷰 내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영화 이야기를 하던 남보라는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자 얼굴 가득 미소를 띠며 생기를 되찾았다. 열 한 명의 동생을 돌봐야 하는 13남매의 ‘둘째’인 그는 이러한 가정환경 탓에 더욱더 큰 책임감을 갖고 있기도 하고, 정이 사라져가는 요즘과 달리 살을 부대끼며 살아가는 가족들에 의해 힘을 얻기도 한다.

그런 남보라의 최근 관심사는 다름 아닌 동생들의 ‘장래’다. 수가 많은 만큼 각기 다른 꿈을 키워가는 동생들을 바라보는 그는 엄마와 같은 마음을 품을 수밖에 없는 것.

“‘천사들의 합창’ 방송 당시 커다란 관심을 받았던 여덟 째 다윗이는 동물 조련사가 되고 싶어 해요. 잘 어울릴 것 같아요. 또 제 밑에 여동생은 저를 이어 연예인을 하고싶어 하더라구요. 아이돌 이런 쪽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아요.며칠 전에 프로필 사진을 찍었는데 엄마가 ‘너보다도 잘한다’고 하시더라구요(웃음)”

하지만 연예인을 꿈꾸는 동생을 바라보는 남보라의 마음은 그리 편하지만은 않다. 그 누구보다 촬영현장의 열악함을 잘 아는 그는 “당연히 동생들만큼은 추우면 따뜻한 곳에서, 더우면 에어컨 있는데서 일하는 직업을 얻었으면 좋겠죠. 그래서 매일 ‘그냥 공부나 열심히 해’ 하곤 하는데 다르게 생각하면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이니 막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그냥 하게 된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생각이에요”라며 걱정과 애정이 깃든 마음을 전했다.

이처럼 인터뷰 내내 나이보다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조근조근 대화를 이어나간 남보라는 마지막까지 가족들에 대한 애정어린 마음을 내보였다.

“사소한 것에서 힘을 많이 얻어요. 예를들어 저희 가족은 졸업식만 가도 북적북적 하잖아요. 만약 오디션에 떨어졌어도 혼자 있었다면 그런 시간들이 힘들고, 좌절하고 그랬을 텐데 동생들이 ‘괜찮아 뭐 떨어진 게 한 두 번이야?’ 이렇게 위로해주니 금방 잊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다음 발걸음을 내딛게 해주는 원동력과도 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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