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만원 사나이’ 이근호, 시련 딛고 높이 날아오르다

‘월급 13만원의 사나이.’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에 첫 골을 선물한 주인공 이근호(29·상주 상무)의 별명이다. 1년 연봉을 다 합쳐야 200만원도 안 되는 군인신분의 이 선수가 연봉 300억원이 넘는 골키퍼가 지키는 골문을 뚫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근호는 18일(한국시간) 브라질 쿠이아바 아레나 판타나우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에서 후반 23분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후반 11분 박주영(아스널)을 대신해 교체로 들어간 이근호는 들어가자마자 활발한 움직임으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결국 가장 득점이 필요한 순간 과감한 슈팅으로 러시아의 골망을 갈랐다. 러시아가 자랑하는 최고의 골키퍼 이고르 아킨페예프(CSKA 모스크바)가 공을 잡았다가 뒤로 빠뜨리는 실수도 있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슈팅이 위력적이지 않았다면 나오지 않을 실수였다.

이근호는 벌써 10년 가까이 한국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실력에 비해 굴곡 있는 선수 인생을 걸어야 했다. 월드컵이 열리는 브라질에 오기까지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기다렸다.

2005년 K리그 인천 유나이티드에 입단한 이근호는 2007년 트레이드된 FC대구에서 10골을 넣으며 기량이 급성장했다. 그해 6월 29일 이라크와의 평가전을 통해 국가대표로 데뷔전을 치렀고 그 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까지 기록하면서 일약 한국 축구의 공격수 기대주로 떠올랐다. 이후 승승장구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한국이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나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을 눈앞에 두고 찾아온 컨디션 난조는 그의 발목을 잡았다.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에서 대표팀 최종 탈락이라는 아픔을 접한 뒤 그대로 짐을 싸고 남아공이 아닌 한국 행 비행기를 타야 했다. 이근호로선 선수인생에서 가장 아픈 기억이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일본 J리그에서 활약한 뒤 국내 무대로 돌아온 이근호는 소속팀 울산 현대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리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어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 다시 부름을 받은 뒤 지난해 9월 아이티·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대표팀에 절대 없어서는 안 될 공격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표팀에서 그의 역할은 ‘특급 조커’다. 원톱 스트라이커는 물론 섀도 스트라이커, 좌우 날개까지 공격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능 자원이다. 홍 감독이 이근호를 높이 평가하는 이유도 여러 포지션을 해낼 수 있는 멀티능력 때문이다. 화려한 개인기를 갖춘 건 아니지만 탁월한 스피드와 돌파능력에 과감한 슈팅까지 조커로서 필요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이근호도 홍 감독이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포스 두 이구아수 베이스캠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90분을 뛰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뛰는 30~40분 동안 90분의 체력을 다 쏟아부어야 한다. 경기에 투입되면 동료보다 2배 이상 뛰겠다”고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이근호는 이날 러시아전에서 자신의 말을 그대로 실천하며 홍 감독의 기대를 100% 충족시켰다. 병역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탓에 이번 브라질월드컵에 참가한 736명 선수 중 몸값이 가장 낮다. 하지만 존재감만큼은 연봉 700억원이 넘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도 전혀 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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