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TV토론에서 눈여겨 봐야할 것들

지난 1차 TV 대선후보토론의 최대 이슈는 뭐니뭐니해도 박근혜 후보의 민감한 부분을 거세게 몰아 붙인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후보였습니다. 토론 이후 각종 언론과 매스컴 뿐만 아니라 실시간으로 의견을 공유하는 SNS를 중심으로 이날 토론에 대해서 열띤 공방을 벌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지요. 어쨌든 화제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할 만큼 이날 이정희 후보의 활약은 대단했습니다.

오늘은 2차 대선후보토론이 있는 날입니다. 이번 2차 토론의 주제는 경제민주화 실현 방안, 일자리 창출 등 경제 및 복지에 관한 것입니다. 오늘 있게 될 토론에서 눈여겨 봐야할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오늘 토론에서 주목해야할 것들은 첫째, 1차 토론에서 돋보였던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박근혜 후보를 상대로 1차 토론의 기세를 이어나갈 것인지의 여부, 둘째 1차토론에서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평을 듣고 있는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가 토론을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의 여부, 셋째 자연스럽게 야권의 타겟이 될 수 밖에 없는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가 두 후보의 날선 질문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여부, 넷째 1차 토론에서 드러났듯이 후보자 상호간의 반론 및 재반론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상대방을 공략할 것인가의 여부, 마지막으로 경제 복지 분야의 토론이니만큼 현 정권과 과거 정권의 책임공방을 누가 더 논리적으로 유권자에게 설득력있게 제시할 수 있는가의 여부 등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먼저,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후보는 1차 토론 때와 마찬가지로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 이명박 정권의 경제.복지 분야의 총체적 부실과 성과의 허구를 속시원하고 더 후련하게 비판할 것으로 예상해 봅니다. 서민경제가 파탄나고 복지에 대한 정부지원이 크게 후퇴한 이명박 정권이기에 노동자 서민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정희 후보의 활약이 더욱 기대가 됩니다. 아울러 경제.복지 분야와는 연관이 없겠지만 1차 토론에서 박정희의 일본식 이름 다까끼 마사오, 박근혜 후보가 전두환에게 받았다는 6억원, 정수장학회, 영남대학, 부산일보 등을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이 권력의 힘으로 강탈한 장물이라고 언급했듯이 이번에는 어떤 부분을 부각시킬 지 기대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두번째 관심포인트인 문재인 후보는 사실 두 후보의 사이에게 포지션을 설정하기가 좀 애매한 입장입니다. 통합진보당의 이정희 후보가 문재인 후보가 해야 할 역할을 다 해주고 있기 때문에 문재인 후보까지 지나치게 박근혜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유권자들 입장에서 볼 때 바람직하게 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1차 토론에서 문후보가 중간적 입장을 취한 것도 바로 이점을 고려한 것이라 보여집니다만, 그로 인해 정작 문 후보가 토론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것들은 상당 부분 제약이 생겨버리고 말았습니다. 또한 문후보의 스타일이 네거티브를 즐겨 쓰지 않기 때문에 박근혜 후보를 직접 겨냥한 공격적인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따라서 문후보는 이번 토론이 경제.복지 분야인만큼 최대한 이명박 정권의 경제실패를 참여정부의 그것과 비교해서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통해 이명박 정권이 참여정부보다 더 경제를 실패했고 민생을 파탄낸 정부라는 것을 적극 공략하셔야 할 것입니다. 또한 복지분야에서도 이명박 정권들어 수많은 복지 예산을 삭감 또는 폐지한 전례들을 통해 이명박 정권의 실상을 드러내는 방법을 취하는 것이 상책이라 보여집니다.

세번째 관심포인트인 새누리당의 박근혜 후보는 어제 외부일정을 전혀 잡지 않고 토론회 준비에 전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차 토론에서 보신 것처럼 후보간 반론 재반론이 사실상 불가능한 토론구조 속에서 박근혜 후보는 구체성이 결여된 두루뭉실한 답변으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오늘 토론의 경제.복지 분야 역시 1차 토론과 마찬가지의 형태로 흐를 것을 자명합니다. 박근혜 후보는 아마도 이날 토론에서 ‘중산층 70% 재건’, ‘하우스푸어 및 렌트푸어 대책’, ‘국민행복기금 조성을 통한 가계부채 대책’, ‘일자리 창출’등을 내세울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중산층 70% 재건’은 이명박 정권의 ’747 공약’보다 더 달성하기 어려운 말도 안되는 공약이며 현실성이 제로에 가까운 공약입니다. 또한 사실상 빈쭉정이로 전락한 경제민주화 방안을 가지고 어떻게 ‘하우스푸어 및 렌트푸어 대책’, ‘국민행복기금 조성을 통한 가계부채 대책’, ‘일자리 창출’ 등을 실현할 수 있을 지도 의문입니다. 아마도 박근혜 후보가 믿는 단 한가지는 반론과 재반론의 가능성이 전무한 토론방식과 맹목적으로 자신을 지지해주는 그 어떤 사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네번째 관심포인트와 관련해서 여러분들은 지난 1차 토론을 어떻게 보셨습니까? 만약 이정희 후보가 없었다면 정말 밋밋하고 맥빠진 토론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 원인은 다름아닌 토론 방식의 문제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토론 과정에서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반론과 이에 대한 재반론이 없다면 그것은 발표의 자리이지 날선 공방이 오가는 토론의 자리가 아닙니다. 명목상 사회자가 토론과 재반론이 가능하다고 말을 하고 있지만 1분 30초인가요? 그 짦은 시간에 상대 후보의 답변을 듣고 나면 반론을 할 수 있는 시간 자체가 없습니다. 세상 천지에 이런 토론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요? 정말 소가 웃을 일입니다. 따라서 문재인 후보와 이정희 후보는 이 부분을 감안한 토론을 준비해 오셔야 할 듯 합니다. 단 한번의 질문으로 정확하게 급소를 공격하는 날카로움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섯번째 포인트인 전 정권과 현 정권의 책임공방에 대한 부분입니다. 박근혜 후보는 연일 참여정부 실패론을 거론하며 대선정국을 요상하게도 전정권 심판으로 몰아가면서 이명박 정권과 자신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것은 전형적인 물타기요, 책임회피입니다. 두번째 포인트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주문했습니다만 분명한 것은 이번 대선은 참여정부에 대한 책임을 묻는 선거가 아니라, 현 정권인 이명박 정권과 그 정권의 파트너이면서 동조자였던 박근혜 후보 및 현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에 책임을 묻는 선거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또한 이를 이번 토론에서 분명히 명시해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점을 유권자에게 명확하게 부각시키는 것이 이날 토론의 진정한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라 보여집니다.

이상으로 제가 생각하는 2차 토론에서 눈여겨 봐야 할 것들을 적어 보았습니다. TV토론은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정책과 공약, 가치관과 철학, 능력과 자질 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더 많은 TV토론을 통해 이런 기회들이 유권자에게 제공되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후보의 토론회 거부로 인해 기회 자체가 줄어 들어 버렸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아울러 이런 토론 방식은 유권자의 입장에서는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습니다. 사실상 이번에는 힘들겠지만 다음 번대선에서는 토론다운 토론, 생산적인 토론, 유권자의 알 권리와 후보자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는 토론이 될 수 있도록 TV 토론의 방식이 반드시 개정되어야 합니다. 이제 남은 토론은 단 두번에 불과합니다. 아무쪼록 이 두번의 토론이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건설적인 토론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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