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Gangnam Style! 잡아라 Justin Bieber

말춤’이 주춤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11일,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3주 연속 빌보드 차트 2위에 머물었다는 소식에 YG엔터테인먼트 주식은 전날 대비 6.32%포인트 급락했는데요. 싸이 또한 “빌보드에서 2위를 3주째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1위 못하는 걸 분해하고 있더라”며 그간의 속마음을 내보였습니다.

 

빌보드 차트 2위를 기점으로 강남스타일의 인기가 식어가는 걸까요? 섣불리 단정하기는 이릅니다. SNS에서 싸이는 여전히 ‘강세’입니다. 유튜브에서 강남스타일 동영상 조회 수는 하루 1000만 건씩 꾸준히 상승 중이고, 트위터에서 강남스타일을 언급한 해외 트윗 또한 하루 평균 20만 건 이상을 상회하면서 꾸준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림 1. 강남스타일(Gangnam Style) 트위터 일일 언급량 그래프그림 1. 강남스타일(Gangnam Style) 트위터 일일 언급량 그래프

 

 

 

싸이에게는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는 걸까요?  트리움은 싸이를 둘러 싼 SNS의 맥락이 무엇인지 짚어보기로 했습니다. 이를 위해 트리움의 의미망 분석 기법을 통해 강남스타일 유튜브 동영상에 남겨진 댓글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림 2. 의미망 분석기법으로 추출해낸 강남스타일 동영상 댓글의 주요 키워드. 그림 2. 의미망 분석기법으로 추출해낸 강남스타일 동영상 댓글의 주요 키워드.

 

 

 

숨어있던 저스틴 비버와의 대결구도

 

유튜브 시청자들의 반응은 크게 2가지 프레임으로 압축됩니다. 첫 번째는 컨텐츠에 대한 호평이었습니다. 그림에서 1번과 4번이 이에 해당하는데요. 싸이의 음악과 라이브 실력에 관한 내용이 보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저질댄스를 춘 노홍철씨가 인상적이라는 내용도 포함되었네요.

 

2번과 3번을 보시면 두 번째 프레임이 나오는데요. 아주 특이합니다. 미국의 대표 아이돌 가수 저스틴 비버와의 ‘대결구도’였습니다. 16일 현재, 저스틴 비버의 대표곡인 ‘Baby’는 유튜브 조회 수 7억 9천만 건을 기록해 전체 동영상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싸이가 1위인 저스틴 비버를 꺾고 ‘youtube’의 ‘top’이 되길 바라는 싸이 팬들의 소망이 의미망 분석 결과에 나타난 것입니다.

 

그림 3. 저스틴 비버를 비판하고 강남스타일의 유튜브 조회 수 1위 등극을 기원하는 해외 팬들의 댓글그림 3. 저스틴 비버를 비판하고 강남스타일의 유튜브 조회 수 1위 등극을 기원하는 해외 팬들의 댓글

 

 

이러한 대결구도를 부추기는 이들은 저스틴 비버의 여성적인 이미지에 반감을 가지는 영미권 일반인들이었습니다. 실제로 강남스타일 유튜브 동영상을 살펴보면 “비버가 조회 수 7억8천만 건을 기록한 게 불쾌하군. 강남스타일은 조회 수 8억 건을 넘겨보자!”, “아시아 음악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그럼 가서 비버 엉덩이나 핥으렴” 등 비버와 싸이를 대결구도에 넣으려는 해외 네티즌들의 댓글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14일, 유튜브를 사수하라’

 

 

유튜브 댓글 분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재밌는 사건이 터졌습니다, 싸이와 비버 팬들이 대놓고 전쟁을 벌인 것인데요. ‘대놓고’는 그렇다 쳐도, ‘전쟁’은 오버 아니냐고요?

 

 

그림 4. “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싸이 팬의 트위터. 그림 4. “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싸이 팬의 트위터.

 

적어도 팬들에게는 전쟁이었던 것 같습니다.

 

저스틴 비버 팬클럽 회원들이 비버의 유튜브 동영상 조회 수를 올리려고 결집한 것이 전쟁의 발단이었습니다. 지난 9월 유튜브에서 강남스타일이 ‘이달의 제일 많이 본 동영상’ 1위를 차지하자 견제심리가 작용한 것입니다.

 

비버 팬들은 10월 14일을 결전의 날로 지정해 세력을 모았습니다.

 

 

모든 빌리버(Belieber, 비버 팬클럽)들에게 전하세요. 10월 14일 유튜브에서 ‘Baby’를 재생합시다. 비버가 명실상부한 1위라는 것을 보여줍시다. 싸이는 우리를 분노하게 만들었으니. (@_Kingdrauhl)

 

 빌리버들은 비버의 ‘Baby’가 조회수 10억건을 돌파할 때까지 계속 시청합시다. 강남스타일이 이기는 건 싫어요. ‘Baby’가 최고니까요 (@claudiinebieber)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땐 노는’ 싸이 팬들도 두고 보지만은 않았습니다. 각종 해외 커뮤니티에는 14일 저스틴 비버와 맞서 싸우기 위해 전쟁에 참여해달라는 ‘진실한 팬’들의 호소문이 올라왔습니다. 트위터에도 강남스타일 동영상을 시청해달라는 주문이 잇달았습니다.

 

 

그림 5. ‘맞서 싸워야 합니다. 14일 유튜브에서 강남스타일 동영상을 계속 재생해주세요. 결코 비버의 팬들에게 패배하진 않을 것입니다’라는 글귀가 씌여진 전쟁 예고 포스터그림 5. ‘맞서 싸워야 합니다. 14일 유튜브에서 강남스타일 동영상을 계속 재생해주세요. 결코 비버의 팬들에게 패배하진 않을 것입니다’라는 글귀가 씌여진 전쟁 예고 포스터

 

 

14일, 유튜브에서는 예정대로 조회 수 올리기 전쟁이 벌어졌고, 전쟁의 승리자는 다음 달 ‘10월의 제일 많이 본 동영상’ 순위가 발표되면 가려질 예정입니다.

 

이처럼 팬덤 간의 경쟁구도는 강남스타일에 대한 주목도 유지에 도움을 주면서 유튜브 조회 수 경신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트리움이 분석한 결과, 14일 트위터에서 ‘강남스타일’을 언급한 트윗은 총 22만8천 건으로 지난 일주일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단짝 라이벌? 반짝 라이벌?

 

 

앞서 살펴봤듯이, ‘말춤’, ‘세련된 사운드’, ‘노홍철의 저질댄스’는 싸이 열풍의 주역이었습니다. 위의 요소들이 싸이라는 불을 지핀 장작이라면, 저스틴 비버와의 대결구도는 꺼져가는 장작불을 유지시켜주는 기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름이 얼마나 더 남아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반짝 라이벌’이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대결구도에서 관찰되는 팬들의 ‘안티비버 정서’를 싸이에 대한 ‘충성도’로 전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재밌는 안무, 패러디하기 쉬운 뮤직비디오, 중독성 있는 후렴구는 싸이 음악을 변형해 자신의 이야기로 패러디하도록 만드는 주요 장치이자, 비버가 갖고 있지 못한 무기입니다.

 

 

그림 6. ‘가사는 못 알아들어도 싸이가 비버보다 낫다’며 비버를 조롱하는 사진그림 6. ‘가사는 못 알아들어도 싸이가 비버보다 낫다’며 비버를 조롱하는 사진

 

 

후속곡 활동에서도 이러한 무기를 잘 살려서, ‘가사는 못 알아 들어도 싸이의 음악이 비버의 음악보다 낫다’는 생각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동시에 경쟁구도를 넘어 싸이와 비버의 장점을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것도 관건입니다. 말하자면, 경쟁을 표방하면서도 서로의 앨범 수록곡에 참여하거나, 함께 라이벌 콘서트를 여는 ‘단짝 라이벌’이 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 분들 같이요.

 

 

그림 7. 30년동안 단짝 라이벌 관계를 이어오신 그 분들그림 7. 30년동안 단짝 라이벌 관계를 이어오신 그 분들

 

 

비버는 압도적으로 많은 팬들과 중성적인 매력, 럭셔리한 아이돌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싸이는 박력있고 특이한 춤과 탄탄한 라이브 실력, 마초 같은 이미지가 있습니다. 같은 매니저(Scooter Braun) 소속인 두 가수가 단짝 라이벌이 되어 한 무대에 서는 모습, 기대되지 않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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